디지털 전환은 권력의 작동과 불평등의 재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마누엘 카스텔(Manuel Castells)이 통찰한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는 물리적 공간과 선형적 시간을 해체하고, '흐름의 공간'에서 주요 노드를 장악한 소수로부터 권력이 나오는 새로운 질서를 창출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거대한 조정의 공백을 플랫폼이 독점으로 장악하면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자와 배제된 자, 규범을 생산하는 자와 통제되는 자 간의 극단적 불평등이 구조화되고 있다.
장 티롤(Jean Tirole)의 양면시장 이론이 밝히듯, 플랫폼 독점은 우연이 아닌 의도적으로 설계된 시장 지배다. "한쪽에 보조금을 지급해 다른 쪽에서 수익화한다"는 메커니즘은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경쟁자에게 극복 불가능한 '닭과 달걀' 문제를 만든다. 구글이 검색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구축하여 광고주에게 판매할 '상품'을 만드는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메칼프의 법칙(V∝n²)에 따른 기하급수적 가치 증가는 임계점을 넘어선 플랫폼의 승자독식을 필연화하고, AI 시대의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은 이를 영속적으로 고착화시킨다.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가 폭로한 '감시 자본주의'는 플랫폼이 인간의 경험 자체를 무상 원자재로 취급하여 '행동 잉여'를 추출하고, 이를 예측 상품으로 가공하는 새로운 축적 체제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는 개인이 사회 속에서 학습한 지식을 대규모로 수집하여 '학습의 분업'을 독점하고, 사회 전체의 인식 구조를 장악한다. 주보프는 이것이 사회적 판단력과 지식의 민주성을 파괴할 것이라 경고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자본의 본성은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이 지적했듯, 생산성 향상의 대가로 고용과 분배의 기제를 무너뜨리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과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가 경고한 생산성과 소득 간 연결고리의 붕괴는 단순한 불평등 심화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며, 유발 하라리(Yuval Harari)가 예견한 '무용계급'의 출현은 경제적 배제를 넘어 존재론적 위기로 확산될 전망이다. 플랫폼이 구축한 이 새로운 권력 구조는 전통적인 계급, 노동, 국가 중심 정치경제 모델을 붕괴시키며, 카스텔이 경고한 '통제 불가능한 자본주의'를 현실화하고 있다.
1. 네트워크 사회와 플랫폼 독점의 구조적 기원 {#1.-네트워크-사회와-플랫폼-독점의-구조적-기원}
디지털 전환 시대의 플랫폼 독점은 우연이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구조적 필연성의 산물이다. 마누엘 카스텔이 예견한 '네트워크 사회'로의 전환은 물리적 공간과 선형적 시간을 해체하고 '흐름의 공간'이라는 새로운 권력 구조를 창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거대한 조정의 공백을 플랫폼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게 되었다. AI와 디지털 도구가 개인의 역량을 극적으로 강화시키면서 동시에 전통적 공동체를 해체시킨 이 구조적 모순은, 수십억 명의 강화된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상호작용을 조정할 새로운 메커니즘을 요구했고, 정부나 전통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이 역할을 플랫폼이 독점하게 된 것이다.
플랫폼의 독점 메커니즘은 장 티롤의 양면시장 이론이 명확히 설명하듯 "한쪽에 보조금을 지급해 다른 쪽에서 수익화한다"는 비대칭적 가격 전략을 통해 작동한다. 플랫폼이 직면하는 '닭과 달걀 문제'란 구매자가 없으면 판매자가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판매자가 없으면 구매자도 오지 않는 순환적 딜레마를 의미하는데, 우버의 경우 운전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승객이 앱을 사용하지 않고, 승객이 없으면 운전자도 수익을 낼 수 없어 참여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은 초기에 한쪽 집단에 막대한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임계 규모를 확보한 후, 이를 기반으로 다른 쪽 집단을 유치하고 궁극적으로 그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구글이 검색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구축한 후 이를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며, 이러한 교차 네트워크 효과는 후발 경쟁자에게는 극복 불가능한 진입장벽이 된다. 메칼프의 법칙(V∝n²)에 따른 네트워크 가치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임계점을 넘어선 플랫폼의 승자독식을 필연화하며, AI 시대의 데이터 플라이휠은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나은 AI 서비스가 다시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는 선순환을 통해 이 독점을 영속화한다. 쇼샤나 주보프가 폭로한 '감시 자본주의'는 이러한 플랫폼이 인간의 경험 자체를 무상 원자재로 취득하여 '행동 잉여'를 추출하고, 이를 예측 상품으로 가공하여 '행동 미래 시장'에서 거래하는 새로운 축적 체제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독점 구조는 필연적으로 극단적인 빈부 격차를 야기한다. 대니 로드릭이 지적했듯 디지털 자본의 본성은 생산성 향상의 대가로 고용과 분배의 기제를 무너뜨리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며,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가 경고한 생산성과 소득 간 연결고리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독점이 창출하는 막대한 가치는 플랫폼 소유주와 초기 투자자에게 집중되는 반면, 국제노동기구 추산 4억 3,500만 명에 달하는 긱 노동자들은 '독립 계약자'로 분류되어 모든 위험과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게 된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의 600만 판매자들이 매출의 최대 45%를 플랫폼에 납부하면서도 플랫폼 없이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는 구조적 종속이 심화되고, 유발 하라리가 예견한 '무용계급'의 출현은 단순한 경제적 배제를 넘어 존재론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의 탈국가적 특성은 전통적인 규제 체계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카스텔이 말한 '흐름의 공간'에서 작동하는 플랫폼들은 물리적 국경을 초월하여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BEPS)' 전략으로 법인세를 회피하며, OECD 추산 이로 인한 전 세계 세수 손실은 연간 2,400억 달러에 달한다.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충돌도 심화되어 EU의 GDPR은 역외 데이터 이전을 제한하는 반면, 미국의 CLOUD Act는 해외 저장 데이터에도 접근을 허용하고, 중국은 데이터 안보법으로 자국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가 파편화되고 있다. 2021년 기준 5대 빅테크가 미국에서만 연간 7,000만 달러 이상을 로비에 지출하며 '규제 포획'을 통해 공공의 이익보다 플랫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20세기에 형성된 영토 기반 법률 체계와 국민국가의 주권을 근본적으로 침식시킨다.
이러한 플랫폼 독점은 다층적 사회 갈등을 초래한다. 알고리즘 거버넌스를 통한 보이지 않는 사회 통제는 사용자의 행동을 미세하게 유도하고 정보를 배열하는 방식을 통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사고, 누구와 교류할지를 결정하며, 개인화 알고리즘이 만드는 '필터 버블'과 '반향실'은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MIT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 빠르게 확산되고 70% 더 많이 리트윗되는 현상은 민주적 숙의의 기반을 파괴한다. 주보프가 경고한 '학습의 분업' 독점은 플랫폼이 개인이 사회 속에서 교육, 노동, 경험을 통해 학습한 지식을 대규모로 수집하여 지식과 정보의 생산, 해석, 판단 능력을 독점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인식 구조를 장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자와 배제된 자, 규범을 생산하는 자와 통제되는 자 간의 극단적 불평등이 구조화되면서, 카스텔이 경고한 '통제 불가능한 자본주의'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테크래시' 현상과 함께 EU의 디지털 시장법(DMA) 같은 사전 규제, 데이터 협동조합, 탈중앙화 기술, AI Agent 연합 등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플랫폼이 구축한 이 새로운 권력 구조는 전통적인 계급, 노동, 국가 중심 정치경제 모델을 이미 붕괴시켰다. 2040년을 향한 미래는 소수 메가플랫폼의 완전한 지배, 규제를 통한 균형, 또는 탈중앙화를 통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것이며, '흐름의 공간'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 '학습의 분업'을 어떻게 민주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 디지털 전환 시대의 권력과 불평등 구조를 결정할 것이다.
2. 잉여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플랫폼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 {#2.-잉여-데이터가-권력이-되는-플랫폼-권력의-작동-메커니즘}
주보프(2019)가 개념화한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는 플랫폼이 어떻게 인간의 경험 자체를 새로운 축적의 원천으로 전환하는지를 폭로한다. 이는 "인간의 사적 경험을 무상 원자재로 일방적으로 취득하여 행동 데이터로 전환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다. 전통적 자본주의가 노동력을 착취했다면, 감시 자본주의는 경험, 감정, 습관 등 인간의 본성 자체를 수탈하여 '행동 잉여'를 창출한다.
이 과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플랫폼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데이터를 추출한다. 검색어, 클릭 패턴, 위치정보 뿐만 아니라 대화 내용, 얼굴 표정, 목소리 톤까지 수집한다. 둘째, 이렇게 추출된 행동 잉여는 '기계 지능'을 통해 사용자가 "지금, 곧, 그리고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예측 상품'으로 가공된다. 셋째, 이 예측 상품은 주보프가 '행동 미래 시장'이라 명명한 곳에서 거래된다. 광고주, 보험사 등은 인간의 미래 행동에 대한 확실성을 구매한다.
시장 경쟁 논리는 필연적으로 플랫폼을 예측에서 통제로 나아가게 한다.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행동을 직접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넛지, 알림,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행동을 미세 조정한다. 주보프는 이를 '도구적 권력'이라 칭하며, 인간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라고 경고한다. 개인은 자율적 주체에서 예측되고 조작되는 객체로 전락하며, 사회 전체의 인식 구조가 플랫폼에 의해 장악된다.
감시 자본주의는 다양한 플랫폼 유형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된다. 광고 플랫폼(구글, 메타)은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치하고 그들의 관심과 행동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판매한다. 거래 플랫폼(아마존)은 디지털 시장의 필수 인프라를 장악하여 판매자들로부터 최대 45%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로 경쟁한다(Khan, 2017).
린 플랫폼(우버, 에어비앤비)은 물리적 자산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독립 계약자'로 분류된 서비스 공급자에게 모든 위험을 전가한다(Srnicek, 2016). 클라우드 플랫폼(AWS)은 디지털 인프라를 임대하며 강력한 '공급자 잠금' 효과를 만든다. 슈퍼앱(위챗)은 일상생활의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여, 앱을 떠나는 것이 곧 사회적 단절을 의미하게 만든다(Steinberg, 2020).
플랫폼은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체계적 전략을 구사한다. '킬러 인수'를 통해 미래의 경쟁자를 초기에 제거하고, 번들링으로 기존 독점력을 새 시장으로 전이시킨다. API 통제로 개발자들을 종속시키고, 여러 서비스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여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데이터 해자'를 구축한다.
3. 권력 재편과 분배 구조의 붕괴 {#3.-권력-재편과-분배-구조의-붕괴}
플랫폼은 카스텔이 말한 '흐름의 공간'에서 작동하며, 물리적 국경을 초월한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20세기에 형성된 영토 기반 법률 체계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거대 플랫폼들은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BEPS)' 전략으로 법인세를 회피하고, 지적재산권과 데이터를 조세 피난처로 이전시킨다. OECD 추산으로 BEPS로 인한 전 세계 세수 손실은 연간 2,400억 달러에 달한다.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충돌도 심화되고 있다. EU의 GDPR(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은 역외 데이터 이전을 제한하는 반면, 미국의 CLOUD Act는 해외 저장 데이터에도 접근을 허용한다. 중국은 데이터 안보법으로 자국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러한 법률적 충돌은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를 파편화시킨다.
플랫폼들은 막대한 로비 자금과 '회전문 인사'를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2021년 기준 5대 빅테크는 미국에서만 연간 7,000만 달러 이상을 로비에 지출했다. 이러한 '규제 포획'은 공공의 이익보다 플랫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 환경을 조성한다.
플랫폼은 중소기업을 깊이 종속시킨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의 600만 판매자들은 매출의 최대 45%를 플랫폼에 납부하면서도, 플랫폼 없이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 아마존은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성 높은 상품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여 직접 경쟁한다.
긱 경제의 확산은 노동 시장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한다. 국제노동기구 추산 전 세계 긱 노동자는 4억 3,500만 명에 달한다. 플랫폼은 노동자를 '독립 계약자'로 분류하여 모든 위험과 비용을 개인에게 전가한다. 이는 로드릭(2017)이 지적한 대로 디지털 경제가 생산성 향상의 대가로 고용과 분배의 기제를 무너뜨리는 메커니즘이다.
브린욜프슨과 맥아피(2014)가 경고한 생산성과 소득 간 연결고리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 더 이상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으며,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독점이 창출하는 막대한 가치는 플랫폼 소유주와 초기 투자자에게 집중된다. 하라리(2018)가 예견한 '무용계급'의 출현은 단지 노동시장에서의 배제를 넘어 존재론적 위기이자 민주주의 위기로 확산될 전망이다.
플랫폼은 '알고리즘 거버넌스'를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 질서를 구축한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행동을 미세하게 유도하고, 허용되는 상호작용의 범위를 설정하며, 정보를 배열하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사고, 누구와 교류할지를 결정한다(Katzenbach & Ulbricht, 2019).
개인화 알고리즘은 '필터 버블'과 '반향실' 현상을 초래한다. 사용자는 자신과 비슷한 견해만 접하게 되고, 다른 의견으로부터 고립된다. MIT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6배 빠르게 확산되며, 70% 더 많이 리트윗된다. 이는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민주적 숙의의 기반을 파괴한다.
플랫폼은 온라인 연결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대면 상호작용에 기반한 '사회적 자본'을 약화시킨다. 이는 카스텔이 경고한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물리적 공동체 주변화와 사회적 단절 현상을 현실화한다. 신뢰와 호혜에 기반한 공동체적 결속이 약화되고, 사회는 더욱 원자화된다.
4. 저항과 대안, 그리고 미래 시나리오 {#4.-저항과-대안,-그리고-미래-시나리오}
플랫폼 독점에 대한 '테크래시(Tech-lash)'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은 본격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 테크래시란 기술(Technology)과 반발(Backlash)의 합성어로, 거대 IT 기업들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대중의 우려와 적대감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실리콘밸리 지역 집값 폭등으로 인한 주민 이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같은 개인정보 유출, 독점적 시장 지배등이 누적되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감이 사회적 현상된 것이다.
이러한 여론 변화 속에서 EU는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을 통해 사전 규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자사 서비스 우대 금지, 상호운용성 보장 등의 의무를 부과한다.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미국은 전통적인 반독점법을 통한 사후 집행 방식을 유지한다.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 메타, 아마존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접근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며, 독점 억제와 혁신 촉진 사이의 균형이라는 근본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플랫폼 독점에 대한 구조적 대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데이터 협동조합은 개인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집합적으로 관리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모델이다. 공공 플랫폼은 이윤이 아닌 공공 가치를 추구하며, 에스토니아의 X-Road나 인도의 India Stack이 대표적 사례다.
탈중앙화 기술은 중앙 관리자 없는 네트워크를 구현한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투명한 거버넌스를 제공하고, 마스토돈(Mastodon) 같은 탈중앙화 연합형 네트워크는 사용자에게 서버 선택의 자유를 부여한다. 상호운용성과 데이터 이동권 의무화는 플랫폼 간 장벽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하려는 정책적 시도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AI Agent 연합' 개념이다. 개인이 자신의 AI 에이전트를 통해 플랫폼과 협상하고, 이들이 연합하여 집합적 협상력을 행사하는 미래 시나리오다. 이는 플랫폼 독점에 대한 역설적이면서도 혁신적인 해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2040년경 플랫폼 경제는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심화 시나리오는 카스텔이 경고한 '통제 불가능한 자본주의'가 완성되는 미래다. 소수 메가플랫폼이 디지털 인프라를 완전히 장악하고, 알고리즘 거버넌스가 사회 운영의 기본 원리가 된다. 하라리의 '무용계급'이 대다수가 되고, 극소수가 모든 권력과 부를 독점한다.
균형 시나리오는 규제를 통해 플랫폼 권력과 공공 이익 간 균형이 달성되는 미래다. 플랫폼 독점이 해체되지는 않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한된다. 상호운용성과 데이터 이동권이 보장되고, 다원적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된다.
전환 시나리오는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 일어나는 미래다. 탈중앙화 기술이 대중화되고, 데이터 협동조합과 공공 플랫폼이 확산된다. 중앙집중적 플랫폼이 해체되고, P2P 경제가 새로운 조정 메커니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