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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민주주의의 n² 위기와 사회계약의 종말

정치 영역으로 들어가보자. 민주주의는 "한 사람, 한 표"의 원칙에 기반한다. 본질적으로 선형(n) 시스템이다. 시민이 두 배면 투표도 두 배다. 여론 형성은 이제 n² 시스템에서 일어난다.

정치 영역으로 들어가보자. 민주주의는 "한 사람, 한 표"의 원칙에 기반한다. 본질적으로 선형(n) 시스템이다. 시민이 두 배면 투표도 두 배다. 여론 형성은 이제 n² 시스템에서 일어난다.

소셜 미디어 시대 이전, 여론은 비교적 천천히 형성되었다. 신문, TV, 라디오를 통해 정보가 전파되었다. 일방향 소통이었고, 전문 게이트키퍼(기자, 편집자)가 있었다. 물론 완벽하지 않았다. 언론은 편향되었고, 권력에 포획되기도 했다. 적어도 투명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는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누구나 발언할 수 있고,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민주화처럼 보였다. 초기에는 "아랍의 봄"이나 "점령하라" 운동처럼 긍정적 사례도 있었다. 곧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

문제는 n² 증폭이다. 잘못된 정보, 음모론, 극단적 견해가 기하급수적 속도로 확산된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거짓 정보는 진실보다 6배 빠르게, 그리고 더 멀리 퍼진다. 거짓은 더 자극적이고, 감정적이며, 공유하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참여도(engagement)를 최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분노와 공포가 가장 높은 참여를 유발한다. 알고리즘은 자연스럽게 극단적 콘텐츠를 우선시한다.

결과는 여론의 양극화다. 사람들은 점점 더 분리된 정보 거품 속에 산다. 같은 사건을 보면서 완전히 다른 현실을 인식한다. 합의의 기반이 무너진다. 민주주의는 의견 차이를 전제하지만, 최소한의 공유된 사실 기반을 필요로 한다. 그 기반조차 사라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의도적 조작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이 드러났다. 수백만 개의 가짜 계정, 표적 광고, 정교하게 제작된 허위 정보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었다. 비용은 놀랍도록 저렴했다. 몇백만 달러로 수억 명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선거 개입과 비교하면 효율성이 n² 배였다. 새로운 형태의 전쟁, "정보전"이다.

루소가 "사회계약론"에서 제시한 핵심 개념은 "일반의지(General Will)"였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공선을 위해 자신의 의지를 통합한다는 것이다. Nick Couldry와 Ulises Mejias가 "연결의 비용"에서 지적했듯, 이제 우리는 "데이터 계약"의 시대에 산다. 인간의 주권이 데이터 추출 구조에 종속되었다. Jaron Lanier가 "소셜 미디어 계정을 당장 삭제해야 할 10가지 이유"에서 주장했듯, 일반의지는 사라지고 클릭과 데이터가 지배하는 "기계주권"의 시대로 진입했다.

Evgeny Morozov가 "모든 것을 해결하려면 클릭하라"에서 비판한 "기술 해결주의"가 민주주의를 침식한다. 복잡한 정치적 문제를 기술적 최적화로 환원한다. 투표는 알고리즘으로, 숙의는 데이터 분석으로, 정치적 판단은 AI 예측으로 대체하려 한다. 디지털 권력은 합리성을 가장한 새로운 형태의 통치다.

민주주의는 이 n²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전통적인 투표 시스템은 n 기반이다. 여론 형성, 선거 캠페인, 정치적 동원은 이제 n² 플랫폼에서 일어난다. 돈이 많은 후보나 외국 세력이 알고리즘을 조작하면, "한 사람, 한 표"는 의미를 잃는다. 형식적으로는 투표하지만, 실질적인 선택은 이미 n² 시스템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