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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선형에서 제곱으로

산업혁명 이전, 인류는 수천 년간 토지 중심의 경제를 살았다. 생산은 땅에 고정되어 있었다. 더 많이 생산하려면 더 많은 땅이 필요했다. 토지를 두 배로 늘리면 수확도 대략 두 배 증가했다. 하지만 좋은 땅은 한정되어 있었고, 나쁜 땅을 개간할수록 단위당 생산성은 떨어졌다. 이를 n^0.9 정도의 경제, 즉 수확체감의 경제라 부를 수 있다. 성장은 극...

산업혁명 이전, 인류는 수천 년간 토지 중심의 경제를 살았다. 생산은 땅에 고정되어 있었다. 더 많이 생산하려면 더 많은 땅이 필요했다. 토지를 두 배로 늘리면 수확도 대략 두 배 증가했다. 하지만 좋은 땅은 한정되어 있었고, 나쁜 땅을 개간할수록 단위당 생산성은 떨어졌다. 이를 n^0.9 정도의 경제, 즉 수확체감의 경제라 부를 수 있다. 성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었다.

산업혁명은 이를 n^1.2 경제로 전환시켰다. 공장 시스템의 핵심은 분업과 규모의 경제였다. 애덤 스미스가 핀 공장에서 발견한 것처럼, 노동을 세분화하고 표준화하면 생산성이 극적으로 증가했다. 노동자 한 명이 하루에 핀 20개를 만들었다면, 열 명이 협업하면 200개가 아니라 250개, 300개를 만들 수 있었다. 투입을 두 배로 늘리면 산출은 2.2배, 2.5배 증가했다. 대량생산은 단위당 비용을 낮췄다. 고정비용이 더 많은 제품에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규모에 대한 수익 체증"이라 부른다. Cobb-Douglas 생산함수로 표현하면 Y = K^α L^β에서 α + β가 1.1에서 1.3 사이였다. 하지만 영원히 커질 수는 없었다. 공장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조정 비용이 늘어났다. 한계는 존재했다.

디지털 경제는 완전히 다른 수학을 따른다. 1980년대 로버트 메트칼프가 발견한 법칙이 있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전화가 두 대 있으면 연결은 하나다. 세 대면 세 개, 네 대면 여섯 개다. n개의 노드가 있으면 가능한 연결은 n(n-1)/2, 즉 대략 n²/2개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10억 명일 때와 20억 명일 때의 차이는 단순히 두 배가 아니다. 가능한 친구 관계, 공유될 수 있는 콘텐츠, 형성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n²의 세계다. 그리고 여기에 결정적 차이가 하나 더 있다. 산업시대에는 투입을 늘리려면 비용이 들었다. 공장을 짓고, 기계를 사고, 노동자를 고용해야 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추가 사용자를 받는 한계비용은 거의 영이다. n²의 가치 증가와 거의 영에 가까운 한계비용.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서 디지털 경제는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역학을 만들어냈다.

소셜 미디어의 특성이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 경제 전체를 관통하는 근본 원리임이 점차 명확해졌다. 우버의 가치는 단순히 차량 수가 아니라 기사와 승객의 매칭 가능성, 즉 네트워크의 밀도에 달려 있다. 아마존의 힘은 상품 수가 아니라 구매 데이터의 상호연결, 추천 시스템의 정교함에서 나온다. 에어비앤비, 유튜브, 틱톡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파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n²다.

경제의 기본 법칙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선형 경제에서는 경쟁이 가능했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GM이 1위여도 포드가 2위로 생존할 수 있었다. 시장은 여러 기업에게 분할될 수 있었다. n² 경제에서는 승자독식이 필연이다.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1위의 가치가 2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크다. 페이스북이 30억 사용자를 가지고 있을 때, 3천만 사용자를 가진 경쟁자는 단순히 100분의 1이 아니라 사실상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네트워크 가치가 (3,000,000,000)² 대 (30,000,000)²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100만 배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