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² 경제가 지배하는 미래는 필연이다.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분기점에 서 있다. 현재의 궤적을 연장하면 세 가지 가능한 경로가 보인다.
첫 번째 경로는 "욕망의 무한 증폭"이다. 실리콘밸리 모델의 극단적 발전이다. 플랫폼들은 계속해서 참여도를 극대화하려 한다. AI는 각 개인의 욕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자극한다.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당신보다 AI가 먼저 안다. 그리고 그것을 제공한다. 끊임없는 콘텐츠 스트림, 맞춤형 광고, 즉각적 만족. 사람들은 디지털 세계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현실보다 가상이 더 매력적이 된다. 메타버스는 도피처가 된다.
이 경로의 경제적 논리는 명확하다. 욕망을 증폭할수록 소비가 늘고, 플랫폼의 수익이 증가한다. n² 효과는 이를 가속화한다.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더 정확한 타겟팅을 가능하게 하고, 더 높은 전환율을 만들어낸다. 주주들은 기쁘고, 창업자들은 부자가 되고, 경제는 성장한다.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정신 건강의 위기가 심화된다. 우울증, 불안, 중독이 만연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취약하다. 관계는 피상적이 된다. 수백 명의 온라인 친구가 있지만 깊은 연결은 없다. 공동체는 파편화된다. 각자 자신의 디지털 거품 속에서 산다. 공공 영역은 소멸한다. 정치는 스펙터클이 되고, 진지한 토론은 불가능해진다.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이미 부분적으로 현실이다.
두 번째 경로는 "감시의 완전 통제"다. 중국 모델의 발전이다. 국가가 n² 시스템을 직접 통제한다. 모든 플랫폼은 국가의 감독 하에 있고, 모든 데이터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통합된다. AI는 사회 전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한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고, 불만이 표출되기 전에 해소하고, 혼란이 발생하기 전에 억제한다.
이 경로의 논리는 안정과 효율이다.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 서구식 민주주의는 비효율적이고 혼란스럽다. 끝없는 논쟁, 선거 주기의 단기주의, 포퓰리즘의 위험. n² 감시 시스템은 이를 우회한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장기 계획, 신속한 실행. 팬데믹 대응에서 중국의 상대적 성공은 이 모델의 효과를 보여줬다. 엄격한 봉쇄, 완벽한 추적, 빠른 통제.
대가는 자유다.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개인의 자율성이 희생된다. 모든 것이 기록되고 평가된다. 당신의 정치적 견해, 친구 관계, 소비 습관. AI는 당신이 "신뢰할 만한" 시민인지 판단한다. 이탈하면 즉각 징벌이 따른다. 효율적일 수 있지만, 인간적인가? 누가 감시자를 감시하는가? n² 권력을 가진 국가는 견제 불가능하다.
세 번째 경로는 "절제의 균형"이다.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이다. n²의 힘을 인정하되, 그것을 인간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재설계하는 것이다. 욕망을 무한 증폭하지도 않고, 완전히 통제하지도 않는다. 대신 건강한 한계를 설정한다. "절제 원칙"이라 부른다.
절제는 억압이 아니다. 지혜로운 자기 제한이다. 개인 수준에서 우리는 이미 이를 실천한다. 다이어트는 음식의 절제다. 운동은 휴식의 절제다. 저축은 소비의 절제다. 우리는 즉각적 만족을 지연시킴으로써 장기적 웰빙을 추구한다. n² 시스템은 정반대로 설계되어 있다. 절제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알고리즘은 당신의 충동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다음 영상, 다음 게시물, 다음 구매.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집단 수준에서는 더욱 어렵다. 공유지의 비극을 생각해보라. 모두가 양을 더 기르면 목초지가 황폐화된다. 합리적인 개인은 절제하지만, 집단적으로 통제되지 않으면 비극이 발생한다. n² 경제는 거대한 공유지 비극이다. 각 플랫폼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최대화하려 한다. 모든 플랫폼이 동시에 그렇게 하면 사회 전체가 피로해진다. 주의력은 한정되어 있다. 시간은 24시간이다. n²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주의를 착취하면, 인간의 인지 능력은 고갈된다.
절제의 균형 경로는 이 악순환을 끊는 것이다. 어떻게? 세 가지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첫째, 속도 조화다. 기술 변화와 제도 적응 사이의 격차를 2배 이내로 유지한다. 기술이 너무 빠르면 사회가 따라잡을 수 없다. 제도가 너무 느리면 혁신이 질식한다. 우리는 이 격차를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AI 기술이 도입될 때 일정 기간의 "샌드박스" 테스트를 의무화한다. 영향을 평가하고, 필요한 규제를 준비하고, 사회가 적응할 시간을 준다.
둘째, 주체성 균형이다. 의사결정에서 실질적 참여율을 30% 이상 보장한다. n² 시스템은 소수에게 과도한 권력을 집중시킨다. 이를 상쇄하려면 광범위한 참여가 필요하다.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숙의적 참여"여야 한다. 시민들이 정보를 제공받고, 토론하고, 숙고한 뒤 결정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대규모 온라인 숙의, AI 지원 정보 종합, 분산된 의사결정 플랫폼. Geoff Mulgan이 "빅 마인드"에서 제시한 집단지성의 가능성이다.
셋째, 가치 합의다. 사회적 합의율을 40% 이상 유지한다. 완전한 합의는 불가능하지만, 최소한의 공유된 가치는 필요하다. 무엇이 공정한가, 무엇이 좋은 삶인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이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만 유지된다. n² 시스템이 우리를 분열시키지 않도록, 공통 기반을 의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 세 경로 중 어느 것이 실현될 것인가? 역사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