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로
3장

독점의 수학

왜 n² 경제는 필연적으로 독점으로 귀결되는가? 이는 도덕적 타락의 문제가 아니다. 수학의 문제다.

왜 n² 경제는 필연적으로 독점으로 귀결되는가? 이는 도덕적 타락의 문제가 아니다. 수학의 문제다.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시장을 상상해보자. 두 개의 플랫폼, A와 B가 경쟁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슷한 크기로 시작한다. A가 1000명의 사용자를, B가 900명의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선형 경제라면 10% 차이일 뿐이다. 둘 다 생존 가능하다. n² 경제에서는 어떻게 되는가?

A의 네트워크 가치: 1000² = 1,000,000 B의 네트워크 가치: 900² = 810,000

A가 이미 23% 더 가치있다. 이제 새로운 사용자 100명이 시장에 진입한다고 하자. 그들은 어느 플랫폼을 선택할까? 합리적이라면 A를 선택한다. 더 많은 연결 가능성,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100명이 모두 A를 선택한다면:

A의 새 가치: 1100² = 1,210,000 (21% 증가) B의 가치: 900² = 810,000 (변화 없음)

이제 차이는 49%다. 다음 100명의 사용자는 더욱 확실하게 A를 선택할 것이다. 승자독식의 수학이다. 초기의 작은 우위가 n² 효과를 통해 압도적 우위로 증폭된다. 시장은 자연스럽게 단일 플랫폼으로 수렴한다.

실제 세계를 보라. 검색은 구글이 90% 이상을 장악했다. 소셜 네트워크는 메타의 플랫폼들(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지배한다. 전자상거래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양분한다. 우연이 아니다. n²의 논리적 귀결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독점이 자기강화적이라는 점이다. 구글이 검색 시장을 지배하면, 더 많은 검색 데이터를 축적한다. 더 많은 데이터는 더 나은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더 나은 알고리즘은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인다. 더 많은 사용자는 더 많은 광고주를 끌어들인다. 더 많은 광고 수익은 더 많은 R&D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선순환이자 악순환이다. 승자에게는 선순환, 패자에게는 악순환.

경제학자들은 이를 "규모의 수익 체증"이라 부른다. 산업 시대에도 규모의 경제는 있었다.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공장이 너무 커지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비효율이 발생했다. 디지털 플랫폼에는 그런 한계가 없다. 페이스북에 사용자 10억 명을 추가하는 비용은 첫 10억 명을 확보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 한계비용이 거의 영이면서 한계수익은 계속 증가한다. 고전 경제학이 상정하지 못한 세계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부의 집중이 n²로 가속화된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7개가 기술 플랫폼 기업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10조 달러로, 많은 국가의 GDP를 능가한다. 단순히 "기술 기업이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n² 경제가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극단적 집중의 증거다.